국가의 과학기술 경쟁력을 높이고 혁신성장을 견인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과기 역량을 모으는 것이 필수적입니다. 문재인 정부도 과학기술의 미래역량 확충을 위해 청년과학자와 기초연구 지원에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현재 과학기술정보통신부를 중심으로 청년과학자 지원을 위해 이공계 대학원생의 권익 강화 및 연구 여건 개선 정책을 수립, 추진 중인데요. 문제는 이들이 유능한 과학자로서 성장할 수 있는 체계적인 기반은 아직 부족하다는 것이죠.
지난해 열린 청년과학자 미래 포럼 ⓒ 산학뉴스, All rights Reserved.
그렇다면 이들을 대한민국의 미래를 책임질 청년과학자들로 성장시킬 수 있는 육성 지원 방향은 과연 무엇일까요?
문제 1-청년과학자들의 고용 및 경력 경로 불안정
이공계 석박사 등의 인재들이 인재 유출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주한미대사관 앞에 비자 인터뷰를 위해 줄지어 서 있는 모습 ⓒ 연합뉴스, All rights Reserved.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먼저 문제가 무엇인지 알아야 합니다. 유능한 청년과학자 육성을 방해하는 요소는 과연 무엇일까요? 첫 번째 문제는 바로 청년과학자들의 고용 및 경력개발 경로가 매우 불안정하다는 점입니다.
매년 이공계 분야에서 국내 노동시장으로 진입하는 박사 인구는 4,000여 명 정도입니다. 그런데 연구 업무에 전념할 수 있는 개발 인력은 매년 3,000명 증가에 그치고 있죠. 따라서 매년 최소한 1,000여 명은 과학기술 전문직에서 일을 할 수가 없습니다.
과기 분야에 취업한다고 해도 문제는 있습니다. 이공계 석사 졸업생의 경우, 자연계열 13.9%, 공학 계열 9.1%가 정규직의 60% 수준의 임금을 받는 비정규직으로 일하고 있으며 박사 중에서도 약 20.5%가 정규직 임금의 56%만 받는 비정규직입니다.
문제 2-지나치게 높은 공공부문 의존성
이공계 석박사가 진출할 수 있는 양질의 일자리가 부족하기 때문에 공공의 의존성이 높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됩니다.
대기업을 제외한 민간 기업의 연구역량 및 환경은 박사 같은 고학력 인재를 수용하기에는 매우 제한적입니다. 이런 이유로 신규 박사의 대부분은 공공부문을 선호하는데요. 2000년대 이후 대학의 비정규직 증가와 출연연 정원 규제에 따라 좋은 일자리는 매우 부족하죠.
현재 박사 인력 노동시장 추이를 살펴볼 때 당분간 질 좋은 일자리의 증가는 기대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입니다. 따라서 이들의 중소, 중견기업 진출 등 진로 다양화가 매우 중요한 과제 중 하나죠.
문제 3-갈수록 벌어지는 대학별 역량 격차
국내 주요 대학들의 엠블럼 ⓒ NEWSNACK, All rights Reserved.
우리나라 대학들의 역량 차이가 갈수록 벌어지는 것도 문제입니다. 이로 인해 개별 교원의 연구역량은 그 차이가 크지 않은데 학위 배출자의 진로와 역량은 차이가 나는 ‘연구역량과 교육역량의 불일치’ 현상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정부의 상향식 기초연구 2배 확대나 교원 수혜율 50% 목표 추진 시 연구중심대학이나 수도권 대형 사립대학보다는 연구개발 수행 비중이 낮은 타 대학들의 혜택 증가가 불가피하고 이는 학업에 전념하는 이공계 박사들의 배출 규모를 더욱 증가시킬 것으로 예상됩니다.
대졸자 취업난이 가속화되는 상황에서 기초연구, 논문 작성 능력 중심의 학업 전념 박사과정 교육보다는 실용적 교육을 강화해야 하고 순수 기초연구 사업보다는 민간의 인력 수요를 고려한 산학 연계형 연구개발 사업과 교육역량 강화 목적 사업의 비중 확대가 시급합니다.
청년과학자 성장 지원을 위한 정책 추진 방향
미래 대한민국을 이끌어갈 청년과학자 ⓒ 게티이미지뱅크, All rights Reserved.
지금까지 청년과학자 관련 재정 지원이나 연구개발정책들은 꾸준히 있어왔지만 그 효과는 미흡했습니다. 그렇다면 실질적인 효과를 거두기 위한 정책 추진 방향은 무엇일까요?
첫째, 이공계 대학 교육 활성화를 위한 ‘고등교육법’ 정비와 교육철학을 확립해야 합니다. 고등교육법에 명시된 대학원의 역할 및 기능을 교육 중심 철학에 맞게 개정하고 대학 또는 대학원의 본문은 미래 인재 양성에 있다는 점을 분명히 해야 합니다. 또 청년과학자의 성장 및 경력개발 지원 체계 구축 관점에서 정책들을 설계하고 지원 통로를 체계화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둘째, 대학 지원 및 연구개발정책의 개선입니다. 연구 지원 성격이 강한 BK21 플러스를 대학원 차원의 교육역량 강화사업 지원으로 전환하고, 연구개발 지원체계 확보를 위한 간접비 인상 및 활용의 자율성도 강화해야 합니다.
셋째, 대학원 LINC 사업(사회 맞춤형 산학협력) 등 대학원의 산학협력 촉진과 중소기업 연계 연구개발 강화를 위한 사업을 새롭게 시작합니다.
넷째, 학생들의 권익 보호를 위해 정부 연구개발 참여 시 ‘학생 협약서’를 작성합니다. 이는 참여 학생의 안정적인 교육 활동과 경력개발을 지원할 수 있으며 안정적인 연구실 환경을 조성하는 데 도 도움이 됩니다.
다섯째, 전공별 인력, 졸업 후 진로 등 대학원 현황에 대한 올바른 인식과 정보를 확보합니다. 데이터가 구축되면 중장기 전망 및 계획의 실효성을 확대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